'밑 빠진 독' 된 명품 플랫폼... 파페치, 결국 '백기'

쿠팡에 인수된 지 1년도 안 돼 사업 대폭 축소... 수익성 악화 발목

명품 시장 침체 속 돌파구 찾기 '안간힘'...  쿠팡의 '승부수' 성공할까?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가 계속된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쿠팡에 인수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내린 결정이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0일(현지 시간) 파페치는 자사의 핵심 사업 중 하나였던 '파페치 플랫폼 솔루션(FPS)' 사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FPS는 명품 브랜드와 소매업체에 온라인 쇼핑 플랫폼 구축을 위한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부였다.  파페치는 이번 결정으로 핵심 사업인 명품 시장에 집중하고 비용 절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파페치의 이번 결정은 FPS 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FPS는 파페치 창업자인 호세 네베스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사업이었지만,  주요 고객사였던 에밀리오 푸치, 프로엔자 스쿨러 등이 자체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지난해 파페치를 인수한 쿠팡의 실적에 FPS 사업 부문의 적자가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부담이 가중됐다. 쿠팡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1억 500만 달러(약 1,4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파페치의 영업 손실이 주된 원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은 파페치 인수를 통해 미국 시장 진출과 한국 명품 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 했지만, 현재까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쿠팡은 파페치 인수 발표 이후 주가가 4.5% 하락하는 등 시장의 의구심을 불식시키지 못했다.

명품 시장 자체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점도 파페치에게는 불리한 요인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는 2024년 명품 시장 성장률을 1~4%로 전망했는데,  이는 올해 예상 성장률(8%)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업계 전문가들은 "파페치가 쿠팡의 품에 안긴 후에도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 구조조정이라는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파페치가 쿠팡의 지원 아래  어떤 전략으로  위기를 돌파해 나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